[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데뷔 19년 차 베테랑 헤비메탈 밴드 다운헬이 7년 만에 새 싱글곡 ‘사자(死者)의 서(書)’를 지난 9일 발매했다.

보컬 마크 최(최효섭)는 “속도감 있는 멜로딕 파워 메탈”이라고 소개하며 “과도한 효과와 보정으로 인간미 없는 메탈 음반 대신 사람이 연주하고 노래하는 느낌을 살리려 노력했다”고 전했다. ‘사자의 서’는 3집 앨범 발매를 앞두고 미리 선보이는 선공개 곡이다.
소위 말해 돈이 안 되는 헤비메탈에 집중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어린 시절 록 음악 덕에 엇나가지 않았던 은혜를 갚는 것”이라면서 “내게 헤비메탈은 순수했던 소년 시절로 돌아가게 해주는 마법 같은 음악”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다운헬은 2006년 1집 ‘앳 디 엔드 오브 데스’(At The End of Death)로 가요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같은 해 6월 신해철의 ‘고스트 스테이션’ 출연 이후 음반 주문과 문의가 쇄도했다. UFO, 에드가이, 이현석 등 쟁쟁한 선배들과 함께 부산 록페스티벌 무대에도 올랐다. 이후 2011년 2집 ‘어 레러티브 코이그지스턴스’(A Relative Coexistence) 등을 내고 일본에 진출했으나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현지 공연이 취소되는 안타까운 상황을 겪기도 했다.

마크 최는 1990년대 김경호, 임재범 밴드의 공연과 음반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1997년 7월 말 김경호를 일약 스타덤에 올렸던 KBS ‘이소라의 프로포즈’에서 코러스를 하던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지금은 세상을 떠난 고(故) 신해철과 인연이 남다르다. 마크 최는 “20대 초 백두산과 블랙신드롬 같은 대선배들을 열심히 쫓아다녔는데 형님들이 기특해하셨는지 공연이나 식사 자리에 저를 불러주시곤 했다”며 “신해철 형님을 그 때 뵀지만 막내였던 나는 감히 말을 붙이지 못했다. 어느날 다운헬 음반을 듣고 먼저 전화를 주셔서 꿈인지 생시인지 했었다”고 신해철과의 첫만남을 회상했다.

이후 감우성, 김수로 주연의 영화 ‘쏜다’(2007) OST에 다운헬은 유일하게 신해철의 ‘싸이렌’ 레이블 소속이 아닌 외부 뮤지션으로 참여했다. 녹음 당일 독감으로 고생하던 마크 최가 내일 녹음하면 안되겠냐고 하자 신해철은 “내가 노래를 너 만큼만 했으면 월드스타가 됐을거야. 무슨 약한 소리냐”라고 격려했다고. 그 말을 들은 마크는 용기를 내 새벽에 녹음을 마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마크 최는 지금도 늦은 밤 전화가 올 때면 혹여나 신해철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고인을 그리워하고 있다고. 마크 최는 “주로 한밤중에 전화를 하셨다”며 “요즘도 늦게 전화가 오면 혹시 형인가 하고 폰을 들여다보게 된다”고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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