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동석 “형사 꿈꾼 적도…비교보다 자신이 중요해”(인터뷰)
입력시간 | 2017-10-10 06:00 | 박미애 기자 orialdo@

‘범죄도시’ 마동석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이번 추석 황금연휴의 승자는 의외의 영화가 될지도 모르겠다. 국내외 블록버스터를 밀어내고 ‘역주행’ 끝에 박스오피스 1위를 꿰찬 마동석 주연의 영화 ‘범죄도시’(감독 강윤성) 얘기다. 순제작비 50억원이 들어간 ‘범죄도시’는 8일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범죄도시’는 2004년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바탕으로 웃음과 액션을 적절히 배합한 형사물이다. 특히 주인공 마동석의 ‘상남자’ 플러스 ‘마블리’(마동석 러블리) 매력이 충분히 드러난 영화다.

최근 만난 자리에서 마동석은 ‘영화 반응이 좋다’는 얘기에 “저예산 영화나 독립영화의 주인공은 했었는데 상업영화에서 (단독) 주연은 처음이다”며 “무대인사를 다니는데 반응이 뜨거워서 ‘이게 무슨 일인가’ 싶을 만큼 어리둥절하고 행복하다”고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특히 형사들의 호응이 많다. 마동석은 “평소 알고 지내는 형사들이 ‘왜 영화에선 형사들이 만날 비리를 저지르고, 사건 마지막에 등장하냐’며 아쉬워했었다”며 “영화같지 않겠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일하는 형사들이 많다. ‘범죄도시’가 그런 형사들의 노고를 알려줄 수 있었으면 했다”고 얘기했다.

신흥범죄조직을 일망타진한 강력반 괴물 형사들의 조폭소탕작전을 그린 ‘범죄도시’는 마동석이 직접 기획에 참여한 영화다. 마동석은 창작 활동에 관심이 많은 배우 중 한 명이다. 본인이 직접 작가들을 기용해 기획 사무실을 운영하며 쉴 새 없이 영화의 좋은 재료를 찾고 있다.

-‘범죄도시’도 고릴라(마동석이 운영하는 사무실)에서 탄생한 작품인가.

▲아니다. 하지만 고릴라에서 하는 작업방식대로 ‘통쾌한 액션이 있는 형사물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나와 강윤성 감독이 머리를 맞대고 소재를 발굴해 나왔다.

-‘범죄도시’는 강윤성 감독의 첫 장편 상업 영화다. 감독과는 언제부터 친분이 있었나.

▲강윤성 감독이 CG작업을 했던 친구인데 10년전 처음 만났다. 알고 지내면서 글을 잘 쓴다는 것을 알았다. 실제 시나리오도 여러 편 썼다. 감수성도 풍부해서 액션영화인데 자기 글을 보면서 울더라(웃음). 그만큼 글을 잘 쓰는 친구다.

-체급이 크다 보니 액션 합을 맞출 때 상대 배우들이 흠칫 했겠다. 마동석과 액션 신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그렇지 않다. 액션은 합만 잘 맞추면 손 끝 하나 안 다친다. 후반부 장첸(윤계상 분)과 화장실 액션이 우리 영화의 하이라이트 장면인데 수월하게 끝이 났다. 키 190cm에 몸무게 170kg인 이규호와 합을 맞출 때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원래 형사가 꿈이었다더라.

▲어린 시절 집안이 어려울 때였는데 집에 강도가 든 적 있다. 그때 트라우마까지는 아닌데 많이 놀라서 자연스럽게 경찰이 되고 싶었던 것 같다. 미국에서 살때 실제로 경찰이 되려고 노력도 했는데 미국 경찰은 한국으로 치면 거의 아이돌 같은 존재다. 되기도 어렵고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아 여러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할 때여서 결국 포기했다. 그게 마음의 응어리가 돼서 형사물이나 액션물을 선호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가장 즐겨본 형사물은 무엇인가.

▲드라마 ‘수사반장’을 좋아했다. 그 작품에 나왔던 고 조경환 선배님이 롤모델이다. 선배님도 운동을 하다가 배우가 된 케이스여서 공감대가 있었다. 드라마 ‘히트’ 할 때 체격 큰 애가 TV에 나오니까 궁금했는지 나를 불렀다. 그때 선배님이 ‘나도 운동을 하다가 배우를 했는데 쉽지는 않지만 잘 견디면 일이 계속될 수 있다’며 조언과 격려를 많이 해줬다. 많이 예뻐해준 기억이 난다. 가장 존경하는 선배님이다.

-‘마블리’라는 별명도 있는데 멜로에도 도전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별명은 아직도 어색하다. 내 주변에는 아무도 귀엽다고 말하지 않는다. 요즘은 퓨전이 트렌드니까 멜로와 또 다른 장르가 섞이면 몰라도 정통멜로는 힘들지 않을까. 나라도 보지 않을 것 같다(웃음).

-‘범죄도시’가 개봉도 하기 전에 중국 동포 사회에 부정적인 선입견을 심어준다며 상영 반대에 부딪쳤다.

▲영화가 공개되기 전이어서 그런 것 같다. ‘범죄도시’가 영화적인 재미를 더하기는 했어도 기본적인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영화에서 마석두(배역)가 중국 동포들의 도움을 받은 부분도 사실이다. 영화를 보시면 그런 오해를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영화처럼 본인은 선입견 때문에 힘들었던 적 없나.

▲생각해보면 지금까지의 삶이 그랬다. 운동을 할 때에는 다른 선수들과 비교를 당하며 ‘그렇게 해서 운동할 수 있겠냐’는 얘기를 들었고, 배우가 된 후에는 ‘너처럼 몸이 커서 어떻게 배우를 하겠냐’는 얘기를 들었다. 그런 얘기를 들으면서 딴에는 이런저런 노력을 많이 했다. 살 안 빼면 캐스팅이 어렵다고 해서 살도 뺐지만 몸이 아프더라. 과거 드라마 촬영하다가 추락사고로 척추를 다쳤을 때에도 의사가 아령도 못 들거라고 했는데 다시 몸을 만들어서 지금 이렇게 액션을 하고 있다. 중요한 건 남과의 비교나 타인의 시선보다 자신이 무엇을 향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인 것 같다. 남들에게 멋있게 보이고 싶은 마음도 없고, 남이 뭐라고 하든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그것보다 배우로서 오랫동안 몸을 잘 쓰는 게 더 중요하다.

-‘부라더’의 개봉도 곧 있고 이후에도 작품이 계속해서 나오는 것으로 안다. 어떤 목표를 갖고 있나.

▲촬영은 ‘부라더’가 먼저였는데 공교롭게도 ‘범죄도시’가 먼저 개봉하고 비슷한 시기에 선보이게 됐다. 일단은 ‘범죄도시’가 잘 되는 게 우선이다. ‘범죄도시’의 마석두뿐 아니라 다양한 모습의 형사를 연기해보고 싶다. 성룡이 자신의 영화를 통해 성룡 장르를 구축한 것처럼 마동석표 액션을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마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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